[三漢儒學] 기와를 굽는 손과 기와 없는 지붕: 주거 정의의 실현을 향하여

북송의 시인 매요신(梅堯臣)은 〈도자(陶者)〉라는 짧은 시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서글픈 모순을 낱낱이 파헤쳤다.

 

陶盡門前土(도진문전토) 문 앞의 흙을 다 파내 기와를 구웠건만,

屋上無片瓦(옥상무편와) 정작 제 집 지붕 위엔 기와 한 장 없구나.

十指不沾泥(십지부점니) 열 손가락에 진흙 한 점 묻히지 않은 자들은,

鱗鱗居大廈(인린거대하) 물고기 비늘처럼 늘어선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사는구나.

 

천 년 전 도공(陶工)의 탄식은 낡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2026년 오늘, 우리 사회의 자산 불평등과 주거 양극화는 매요신이 

목격했던 그 비정한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땀 흘려 기와를 구운 노동자는 전월세의 굴레에서 허덕이고, 정작 손에 흙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이들은 자산 증식의 과실을 독점하는 구조적 모순이 공동체의 근간을 흔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 오래된 절망에 실질적인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단순히 숫자로 증명되는 지표가 아니라, ‘기와를 구운 손’들이 더 이상 비바람에 떨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안식을 보장해야 합니다.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집값 앞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노동의 대가로 내 가족이 머물 온전한 공간을 꿈꿀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부동산에만 과도하게 쏠려 있던 우리 경제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데 있습니다. 정부는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부동산 자산 비중을 낮추고, 대신 건강한 자본 시장을 활성화하여 국민들이 보다 다양한 경로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는 집이 투기의 대상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게 함과 동시에,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체질 개선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공자(孔子)는 일찍이 논어 계씨편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적은 것을 걱정하기보다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하라(不患寡而患不均)"고 했다. 이 가르침은 오늘날의 부동산 정책과 그 궤를 같이한다.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임대 주택 지원을 강화하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자기 지붕 아래에서 평온을 누리는 당연한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대동(大同)의 길이다.

 

기와는 이미 충분히 구워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기와 아래에 서린 온기를 골고루 나누는 일이다. 정부의 개혁이 숫자를 넘어 우리 이웃의 삶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 때, 천 년 전 매요신이 품었던 도공의 슬픔은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땀 흘리는 자의 정직한 노동이 삶의 단단한 지붕이 되는 나라, 그 진정한 '삶의 진보'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작성 2026.03.31 07:13 수정 2026.03.31 07:13
Copyrights ⓒ 씨초포스트 SSICHO P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동택기자 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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